2023.09.23, ⌜고양이 한 뭉치⌟, ⌜밀알의 양식을 주시옵고⌟
도시에 혼자 사는 직장인 여성이 주인공인 만화들. ⌜고양이~⌟의 고우모토 작가는 고양이를 정말 너무너무 잘 그린다, 이토 준지와 자웅을 겨루어볼만 한듯…. 가장 고양이같은 '개선하라!' 고양이가 제일 좋았다(이름은 가부). 고양이를 인간의 사정을 고려할 이유가 없는 독립적인 존재로 그리지만, 그런 한편으로 '어쩌면 고양이도 인간을 사랑할지도…'를 읽을 수 있는 여운을 남기는 점이 좋았다. ⌜밀알의~⌟는 '수직적 성장을 이룰 수 없는 시대에 옆으로 자라나는(growing sideways) 허접한 여자애'를 그렸다고 함…. 동나이대의 허접 인간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분명 있었지만… 그보다도 주인공 한밀알의 해맑음이 좀 부러웠던 것 같다. 아무튼 사람은 원하는 게 있어야 한다.
2023.09.02, 피스트레인 2023
2일차 티켓은 마일드 하이 클럽의 불참 소식을 듣고 취소했는데, 이틀 다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. 새로운 발견: 와와와와('Wah Wah Wah' and) 씨피카. 또… 250 셋과 관객들의 합이 멋졌다. '우리의 소원은 통일'로 시작해 강강수월래로 마무리된… 아름다운 40분이었음……. 전광판에 잡히는 진귀한 경험을 했는데, 당황하는 바람에 재밌는 짓을 하지 못해서 좀 슬펐다. 비교적 인구밀도가 높지 않아 좋았고, 무대 가까이에 서 있어도 뒤에서 밀지 않아서 좋았다. 날씨가 청명해서 좋았고, 오와 함께해서 좋았다.
2023.08.24 - 2023.08.27, 디자인캠프 2023
디자인에 대한 열의로 가득한 멋지고 상냥한 사람들과 함께했고… 무언가 내 것을 완성하는 경험이 하나하나 소중한 시기에 다녀오게 되어 다행이었다. 최와 현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… 이 자체로도 훌륭한 경험이었고 동기부여가 되었음! 열심히 살고 싶어졌고, 지향점이 조금 더 또렷해졌다. '놔두면 알아서 잘 할 것 같다'고 말씀해주신 게 큰 힘이 됨. 놔두면 알아서 잘 하기….
2023.08.05 - 2023.08.09, 세부 여행
심들과 함께 다녀온 여행. 즐거웠지만…… 여행은 여유 있을 때 여유 있는 일정으로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. 그리고… 돈 주고 환대를 사는 경험은 좀 애매한 기분을 남긴다.
2023.06 - 2023.07, 새로운 질서
구홍 선생님의 '새로운 질서' 초급반 수업을 6주 간 함께했다. 금요일 저녁 시간을 할애해야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분들이 모인 것 같았다. 다양한 배경의 멋진 사람들과 멋진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. 현주님에 따르면 잘 익은 아보카도에 간장과 와사비를 얹어 먹으면 연어회같은 맛이 난다고 한다.